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중장년층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오십견’이라 단정짓고 자가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깨 통증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며, 정확한 진단 없이는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의학적으로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 불리며, 명확한 외상 없이 어깨 관절이 점차 굳어지는 질환이다.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며 통증이 동반된다. 문제는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어깨 질환이 여러 가지라는 점이다.
어깨 통증의 원인, 이렇게 다르다
단순히 관절이 굳는 일차성 오십견 외에도, 다른 어깨 질환으로 인해 2차적으로 오십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이차성 오십견’이라 하며,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 이두근건염 등과 같은 구조적 손상이 원인이다.
대표적인 어깨 통증 질환들
1.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특별한 외상 없이 어깨 관절이 서서히 굳는 질환으로, 주로 50대 전후에 발생한다. 팔을 올리거나 돌리는 동작이 점차 힘들어지고,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 운동 요법을 병행하며,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관절낭을 유리시키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2. 회전근개 파열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네 개의 근육 중 일부 또는 전체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며, 엎드려 잘 수 없을 정도의 야간통증이 나타난다. 초음파나 MRI를 통해 진단되며, 파열 범위가 크면 수술이 필요하다.
3. 석회성 건염
힘줄 내에 칼슘이 침착되며 급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팔을 못 들 정도의 격심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며, X-ray 상 석회가 확인되면 진단이 가능하다.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 호전되며, 경우에 따라 체외충격파나 석회 제거 시술이 시행된다.
4. 이두근건염
상완 이두근 힘줄에 염증이 생겨 어깨 앞쪽에 통증이 집중된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팔을 위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만성화될 경우 힘줄 고정술 등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5. 견봉하 점액낭염
어깨뼈와 힘줄 사이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팔을 올릴 때 ‘걸리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운동 범위는 유지되지만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
진단 정확도가 치료 결과 좌우
어깨 통증은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넘기기 쉽지만, 질환에 따라 치료 시기와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처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근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은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단순히 팔이 안 올라가고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오십견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X-ray, 초음파, MRI 등 영상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어깨 통증은 ‘오십견’이라는 이름 아래 뭉뚱그릴 수 있는 단일 질환이 아니다. 비슷한 통증 양상 속에 숨겨진 다양한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어깨 건강을 지킬 수 있다.